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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저자 전소현, 이선우
출판사 현대지성
등록일 2022년 08월 01일
분야 인문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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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저자 : 전소현, 이선우 / 출판사 : 현대지성
교보문고  BCMall     

 

전소현, 이선우 지음
현대지성 / 2022년 4월 / 308쪽 / 15,000원


▣ 저자
전소현
- 여객선 승무원도 아니고 어부도 해녀도 아니지만 천생 뱃사람인 건 확실하다. 1년 내내 인터넷도 잘 터지지 않는 바다에서 기계가 뿜어내는 먼지와 소음에 둘러싸여 전기와 수도를 만드는 것부터 오수 처리까지 해내야 하는 3등 선박 기관사로 일하고 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으레 그렇듯 의대 진학을 꿈꾸었지만, 세상에, 이 땅에 이렇게 공부 잘하는 애들이 많았던가? 결국, 시원하게 수능을 말아먹고 이름도 생소한 한국해양대학교에 입학했다. 그 길로 선박 기관사라는 항로를 발견했고, 바다에 와서야 비로소 내 길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이 책이 당신만의 바다와 당신만의 항로도 찾아 주기를. 그럼, ALL STATION STAND BY! BON VOYAGE!

이선우
- 특별한 목표는 없었지만 공부는 열심히 해서 학창 시절 내내 우등생이었다. 덕분에 명문대에 입학했지만 첫 수강 신청부터 충격을 받았다. 수많은 과목 중 듣고 싶은 게 없었다. 졸업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가만있을 수는 없어서 남들처럼 취직하고 결혼도 했다.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그냥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항상 열심히는 살아왔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바다 위에서 차곡차곡 꿈을 이루어 가는 소현을 보았다. 그 순간 신기하게도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이 책을 기획하고, 소현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면서 그간 품었던 의문들이 서서히 풀렸다. 글은 잊고 있었던 꿈, 진짜 나를 찾아 주었다.

Short Summary

“너, 책 써 볼 생각 있어?” 2021년 3월, 내가 던진 한마디로 이 책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당시 소현은 거의 1년 가까운 승선 생활을 마치고 한 달간의 짧은 휴가를 받아 쉬고 있었고, 나는 적당한 글감을 찾고 있었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합격한 후 가끔 글을 올리고 있었는데 뭔가 허전했다. 일상적인 이야기 말고 특이한 글을 써 보고 싶었다. 내가 아이 엄마다 보니 주변에도 아이 엄마들뿐이었다. 나이도 그렇고 한창 육아의 절정기를 지나고 있어서인지 만나는 사람도 아이 엄마, 대화 소재도 전부 육아와 교육이었다. SNS로 만난 이웃 중 가끔 책을 내는 분들이 있었는데 90% 이상이 육아 관련 도서였다. 거기서 탈피하고 싶었다. 학창 시절부터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싶어 했던 성향이 있었는데 그것이 발동한 이유도 있었다.

살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총동원해도 원하는 소재를 찾을 수 없었다. 사실 좀 지쳐 있던 그때 소현을 만났다. 휴가 나온 소현과 마주 앉은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찾던 소재를 소현이 갖고 있구나! 그래서 보자마자 물었던 것이다.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소현은 어떤지 몰라 조심스러웠다. 내가 아무리 쓰고 싶어도 소재의 주인공이 원치 않으면 이 프로젝트는 성사되기 어려웠다. 내가 글 쓰는 채널을 소개하고 최종 목표는 종이책을 출간하는 것이라고, 다소 보장되지 않은 장밋빛 꿈까지 덧붙여 설명했다. 그런데 몇 마디 얘기하지 않았는데 소현이 흔쾌히 승낙했다. “너무 좋아요. 저 사실 책 내고 싶었거든요.”

서로 마음을 확인한 우리는 그날부터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때는 소현이 휴가 나온 지 벌써 두 주 정도가 지난 시점이어서 앞으로 만날 수 있는 기간은 딱 2주뿐이었다. 소현은 배를 타면 인터넷이 불안정해서 연락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을 다 쓴 지금은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알지만 처음엔 아니었다. 전 세계가 1초면 연결되는 세상에 연락이 잘 안될 수도 있다니? 하지만 소현은 그런 세상에서 살았다. 어서 이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고 싶은 생각에 몸이 달았다. 일단 너무 생소한 분야라서 스터디가 필요했다.

소현의 직업을 듣고 내가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이야기가 될 만한 소재를 찾으면서 일명 ‘사전 질문지’를 작성했다. 하룻밤을 꼴딱 세워 작성했는데 써 놓고 보니 질문만 50개가 넘었다. 질문은 정말 다양했다. 선박 기관사로 진로를 정한 이유처럼 책을 쓰기 위해 꼭 필요한 질문들로 시작해 생애 첫 항해에 대한 기억, 일하다가 울었던 경험, 원래 바다를 좋아하는지, 바다에서 느낀 감성 등 디테일한 부분으로 파고들었다. 누군가를 정식으로 인터뷰해 본 적이 없던 내가 책을 쓰려는 마음이 커서였는지 나도 모르게 질문을 챕터별로 구성하고 있었다. 이렇게 처음 작성한 질문지를 바탕으로 책 내용의 80% 이상을 구성했다.

소현은 각 항목마다 정성스럽게 답변을 작성해 보내 주었다. 그걸 토대로 만나 2차 인터뷰를 이어 갔다. 읽으면서 추가로 궁금했던 부분, 새롭게 생각난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선박 기관사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흥미진진했다. 질문의 빈칸이 완성될수록 이거 이야기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소현은 짧은 만남을 끝으로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그때부터는 카톡이 열일하기 시작했다. 연락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는데 과연 사실이었다. 소재와 자료를 최대한 모아 놓은 다음 소현을 보냈지만 막상 쓰려니 물어볼 부분이 계속 생겼다.

질문을 하고 답을 받는 과정은 나의 일반적인 구애 수준이었다. 한 번 보내 두면 약 사흘 후에 답장이 도착했다.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무척이나 낭만적인(?) 소통 방법이었다. 카톡의 ‘1’자가 지워지길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렸다. 이 책은 그 긴 기다림의 산물이다. 처음엔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이유를 몰랐었는데 몇 꼭지 써 보니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바다 위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소현의 감성 위주로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그게 불가능했다. 나는 소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감성은 내 영역이 아니었다. 그래서 방향을 선회했다. 선박 기관사라는 직업을 ‘소개’하기로 한 것이다.

이 책을 쓰는 과정은 일반적인 글을 쓸 때와 완전히 달랐다. 내가 아닌 남의 이야기를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나는 내가 소현이라고 생각하고 소현에게 나 자신을 ‘빙의’하기로 했다. 목차를 미리 작성해 놓고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면 가장 먼저 눈을 감고 소현에게 빙의했다. ‘나는 소현이다. 나는 소현이다.’를 중얼거리면서. 아무 소용없을 것 같았던 이 행위가 한 달 정도 지나고 나니 제법 큰 효과를 발휘했다.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면 어느새 나는 소현이 일하는 소버린호에 탑승해 있었다.

남의 이야기로 책 한 권을 쓰고 난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 이 책은 내 이야기가 아니지만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쓰면서 불안하고 흔들리는 나 자신을 만났다. 인생의 방향타를 잡지 못해 방황하던 나를 잡아 줄 무언가를 애타게 찾았는데 뜻밖에 소현의 모습에서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을 발견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믿는 자신감이었다.

▣ 차례

프롤로그

1 바다가 나를 불렀다

뼛속까지 섬집 아기 / K-장녀의 방은 없었다 / 의대 사관 학교 상산고에서 뜬금없이 해양대로?
대가리 박아! / 수능 망쳤다고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었다 / 지옥 같았던 여름 방학 해양 훈련
가슴이 터질 것 같았던 첫 항해 / 토하면서 수업하기 / 외국에서 연예인 되기
바이킹의 후예와 장보고의 후예 / 무너졌던 자존감을 세워 준 바다 / 남들 다 하는 건 재미없지!

2 바다의 심장을 만지다

슬기로운 의사 같은 선박 기관사 생활 / 선박 기관사가 대체 뭐 하는 직업이야?
화장이 뭔가요? / 기관실 소음 ASMR / 바다 위에선 타이타닉 보지 맙시다
30명 중 29명이 남자인 세상 / 돈을 모을 수밖에 없는 직업
선박 기관사의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 / 고소 공포증에는 금융 치료가 답이지
싱그러운 바닷바람은 개뿔! / 상사 옆집으로 퇴근합니다 / 해기사 버전 《기생충》

3 바다 위에서 살아가는 법

입영 열차 타고 떠난 그녀 / 바다 위에서 연애하는 법 / 유재석 안 부러운 부캐 부자
태평양 시계는 선장님 마음대로 / 파도를 넘나드는 주식 열풍
생리, 그 참을 수 없는 불편함 / 인생 책 『라틴어 수업』 / 부모님이 배에 오신 날
태풍이 불 때는 말입니다 / 러닝머신으로 서핑 해 봤니? / 강제로 아날로그 / 당연한 것의 소중함
무늬만 선박 기관사, 사실은 잡부 / 해적이 나타났다! / 망망대해에서도 아이돌은 끊을 수 없어

4 바다, 그 심연 속으로

스트레스받지 않는 비결 / 바다에서도 코로나는 피할 수 없다
진정한 뱃사람이 되려면 / 적도를 지나며 / 미치도록 그리운 스타벅스 커피
인종 차별도 막지 못한 기쁨 / 태평양의 밤하늘 / 죽은 영혼과의 조우
위대한 롤 모델, 여성 최초 기관장 / 나의 선택을 후회한 적 있었나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부록 Tip : 선박 기관사 되는 법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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